[매일안전신문]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 김준일 대표가 12일 오전 11시40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K방역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K방역은 준전시에나 가능한 모델이다. 포탄이 빗발치는 전시엔 맞지 않다”며 “의료 과부하로 사람 죽어나가는 거 막으려면 3단계로 빨리 격상하고 2주간 사실상 셧다운 조치해야한다. 모든 회사 재택 근무하고 식당들 다 문닫게 해야 한다. 대신 재난지원금 빨리 풀어 배달이라도 시키며 버티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21시가 넘으면 사실상 모든 영업점들이 문을 닫고 있지만 일일 확진자 수는 전혀 줄지 않고 더 늘어만 가고 있다. 12일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는 950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21시 이전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최근의 감염 경로를 보면 사람들이 △식당에서 모여 밥을 먹고 △교회에 가고 △직장에서, 요양원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교도소에서 오래 머무르고 △노인주간보호센터에 가고 △소규모 모임이나, 취미활동이나, 동호회에 나가면서 신규 확진자가 되고 있다.
결국 마스크를 벗고 대면하는 경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길 말고는 방법이 없다. 김 대표는 끼니 해결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주되 시민들이 최대한 집에만 머무르도록 셧다운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 한다면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도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검사수를 늘리는 등 여전히 K방역의 전철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방역의 핵심은 추적(Trace), 검사(Test), 격리(Isolation) 등 3가지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이 (12일 SNS를 통해) 검사수를 늘리라고 한다. 검사수를 늘리면 오진 숫자도 급격히 증가한다. 다 의료진 부담이다. 무증상 감염에 의한 확진자는 10~15% 수준이다. 그 10%를 추가로 알아내기 위해 검사수를 몇 배로 늘려 의료진을 갈아넣는 것이 지금 효율적인지 의문”이라며 “더 알아낸다고 자연 치료되는 거 아니다. 그들을 치료할 의료진이 부족한데다 이미 그로기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하루에 20만명씩 확진자 나오고 있다. 실제 검사수는 그 몇 배라는 얘기다. 검사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미국에서 하루 사망자가 2000명씩 나오고 일가족 7명이 동시에 감염되어 죽는 이유는 병상이 다 찼기 때문이다. 미국은 죽기 직전 아니면 병원에서 안 받아주고 있다”며 “(얼마 안 남은 중환자 병상도) 현재 확진자 증가세라면 금방 찰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 전담 치료병원 빨리 지정하고 재정 및 인력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증 환자에 집중하기 위해선 무증상 혹은 완전 경증 환자는 자택에서 격리해서 자가 치료하는 것까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일찍이 하루 1000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예언했다면서 “이미 예고된 사태를 정부가 단계별 대응책을 고집하며 사태 악화를 방치했다”고 환기했다.
그래서 “매뉴얼대로 하다가 이 지경이 되고 있는데 그 매뉴얼이 무슨 의미인가. 융통성을 발휘할 때”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지금 내비두면 한국도 일본과 비슷하게 될 거다. 일본은 말 잘 듣는 국민들의 자발적 협조에 의지해 지금까지 버텼는데 한계에 다다르며 오늘 하루 확진자가 2800명이 됐다.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김 대표는 “지금은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겠다는 K방역의 자존심을 버릴 때”라며 “정부가 셧다운 안 하며 버티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큰 것으로 안다. 하지만 방역은 과학이다. 어제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 인구 이동량을 절반으로 줄이면 감염자가 6분의 1로 줄었다. 이동량을 10분의 1로 줄인다면 감염자가 봉쇄 전의 1% 미만이 될 것”이라고 설파했다.
이재갑 교수(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도 한 달 전에 비슷한 취지로 메시지를 냈다.
이 교수는 11월18일 방송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 경제에 어느정도 더 무게를 뒀다가 너무 유행이 심해지니까 어쩔 수 없이 경제에 가장 치명적인 통금을 한다든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아주 극도로 강화시키는 정책들이 시작됐다”며 “적어도 그런 파국을 맞아서 어쩔 수 없이 경제에 더 타격을 주는 상황을 만들 바에는 조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서 일단 유행 상황을 빨리 통제하는 게 경제에 주는 영향이 훨씬 적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돌이켜보면 △1월말 3번 확진자 △2월 신천지와 대구 △5월 이태원발 확산 △8월 광복절 집회발 재확산 △10월 할로윈데이 등 5차례의 중대 기로가 있었는데 지금의 위기는 차원이 다른 위기다.
이 교수는 “일단 유행의 양상 자체가 상당히 안 좋은 패턴이다. 예전 같은 경우 1차는 신천지 2차는 사랑제일교회나 광화문집회 이런 식으로 뚜렷하게 환자 발생이 많은 부분들이 확인됐고 그쪽에 집중하면서 나머지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양상으로 갈 수 있었지만”이라며 “이번 같은 경우 뚜렷하게 대형으로 발생하는 데 없이 전반적인 지역사회가 만연한 가운데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 역시 김 대표와 비슷한 취지를 강조했다. 병상 부족 등 의료 과부하가 제일 우려된다는 것이다.
임 단장은 11일 출고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전체 환자 수가 적을 때는 무조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입원시키면 된다. 하지만 병상 가동률이 높아지면 대기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분류 지침이 있다고 해서 바로 입원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 병원에서는 평소에도 중증도, 기저질환, 성별 등을 고려해 병상을 배정한다. 병원은 병상이 100개 있다고 한 번에 100%로 돌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병상 가동률이 90%라면 굉장히 많은 환자를 받고 있는 상태다. 지금과 같은 규모로 발생하면 며칠 못 버틴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치료센터 몇 천명분을 확보해도 1000명 규모로 계속 발생하면 며칠이면 다 들어찬다.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다. 생활치료센터는 유사 의료기관이다. 100~300명이 입원하지만 이 환자들을 보는 의사와 간호사 수가 일반 병원보다 훨씬 적다”며 “확진자 격리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의료기관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전체 확진자의 40% 가량은 진짜 병원에 있어야 관리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단장도 K방역이 성공 모델이라는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단장은 “1·2차 때 억눌러서 성공했던 경험이 팬데믹의 속성을 무시할 정도로 너무 자신감을 줬다. 물론 지금의 유행 추세는 거리두기로 일단 눌러야 한다. 하지만 거리두기는 정답이 될 수 없다”며 “행동과학은 빼고 자연과학만 생각하는 것이다.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과 소진감으로 인해 인구 집단의 행동이 변하는 것이 현재 체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팬데믹의 속성은 공부하지 않고 K방역이나 거리두기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지내온 태도도 지적하고 싶다”면서 관료들이 지금 당장 직면하게 된 일들 외에 가까운 미래를 예견하고 대비하는 것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이를테면 ‘가정 치료’ 모델이 있다.
임 단장은 “정부가 병상 부족과 입원 지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인정하고 대응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가정 치료라는 말을 금기시하는 것 같다”며 “경기도에서는 가정에 대기 중인 확진자를 대상으로 의료진이 1일 1회 건강 상태를 전화로 모니터링하는 홈케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임상 경험이 있는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 그 외에도 회복이 완연한 환자는 일찍 집으로 보낸다든지 어린이는 가정치료를 고려한다든지 등의 방법을 찾을 때”라고 제안했다.
임 단장은 “백신 접종이 내년 2분기에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는 3분기에나 나타난다. 감염병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K방역이 언제나 정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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