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매년 겨울철 캠핑족들을 중심으로 반복되는 사고가 있다. 바로 일산화탄소(CO) 중독이다.
지난달 14일 경기도 동두천시의 모 계곡 인근에서 예비 부부 20대 남녀가 텐트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고, 같은 날 전남 고흥군에서 45인승 버스를 캠핑용으로 개조해 차박(자동차 숙박)을 하던 50대 남성 4명 중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실외에서 캠핑을 즐기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을 피우다 변을 당한 사례다.
2018년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이 강릉 펜션에서 숙박을 하다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은 대참사도 마찬가지였다. 펜션 보일러 흡기통과 배기통의 관리 허술로 인해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가 방으로 들어갔고 살인 무기가 됐다.
안전전문가 이송규 매일안전신문 대표(기술사)는 “매년 겨울이면 빠지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 사고”라며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표현했다.
매일안전신문은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와 함께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해 특별한 실험을 기획했다. 이에 따라 실험 준비 차원에서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진흥회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주일 실장(진흥회 에너지기기시험원)과 만나 “요즘 젊은 사람들이 차박이나 텐트 캠핑을 많이 가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난로를 가동하다 일산화탄소가 나온다는 걸 모른다”며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지 실험을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일산화탄소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난다”면서 “기름난로가 과거에는 많이 쓰였는데 CO 사고로 가스난로 제품이 나와서 기름난로 제품이 다 죽었다. 5~6년 전부터 캠핑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그때부터 기름난로를 사용하다 텐트에서 화재가 많이 났다. 그래서 몇년 전 기표원(국가기술표준원)에서 기름난로에 대해서도 시간당 탄소 발생량을 규제하기 시작했다”고 화답했다.
겨울철 추울 때 열을 내기 위해서는 불을 태워야(연소) 하고 그러려면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가 충분한 상태에서 연소가 이뤄지면 완전연소가 되지만 산소가 불충분하면 불완전연소가 된다.
불완전연소는 인체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즉 밀폐된 공간에서 산소가 부족한데 계속 난로를 켜면 불완전연소에 따른 일산화탄소가 순식간에 퍼지게 된다. 텐트든, 차박이든, 펜션이든 밀폐된 공간에서 외부 공기의 유입이 막혀 있어 산소 농도가 낮은 상태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위험천만하다.
더구나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미의 유독성 가스로 보통 사람이 깨어있더라도 잘 감지되지 않는다. 일산화탄소는 적혈구 헤모글로빈과 결합해서 산소 운반을 방해하므로 두통이나 무력감으로 시작되어 호흡 곤란에 이르게 되고 결국 사람을 죽게 만든다.
이 대표는 “(여러 난로 제품들이) 안전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밀폐돼 있는 곳에서 사용하면 여전히 위험하다. 사용상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출시된 텐트들은 외부와의 밀폐 기능이 뛰어난데 역설적으로 그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요즘 텐트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는 사례를 보면 텐트 제품들이 품질이 너무 좋아서 밀폐가 완벽하게 되어 사고가 난다”고 말했고 이 실장은 “바깥이 추워서 안에서 난로를 때면 안은 훈훈해지고 그러면 텐트 겉이 젖어서 더 통풍이 안 된다”고 호응했다.
이 실장은 “산소결핍시험장치를 테스트하는 시험실이 있다”며 해당 공간으로 안내했다.
이 실장은 시험실에 대해 연소기기의 산소결핍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를 테스트해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안에 가스난로를 집어넣고 처음에 문을 연 상태에서 가스난로를 켜서 문을 닫고 그때부터 산소농도가 줄기 시작하는데 감시를 한다. 안에 측정기가 측정을 하면 바깥에서 확인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상태에서 산소농도가 줄다가 안전장치가 작동해서 떨어지면 그때 그 안의 산소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기준치 안에서 장치가 차단이 이뤄지는지 시험을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매일안전신문은 나중에 이 시험실에서 연소기기를 작동시킨 뒤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볼 계획이다.
시중에는 이미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출시돼 있다. 10만원 이하에서 소형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다양하게 나와 있으니 캠핑족들은 꼭 구비해서 휴대용으로 갖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
이 대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산화탄소 중독 문제에 둔감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도 “2018년 강릉 펜션 사고 이후로 숙박업소에 설치하는 보일러에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장착이 의무화되어 있다”면서도 “기존의 보일러는 안전 사각지대다. 앞으로 보일러를 신규 설치할 때만 규정하고 있다. 이미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의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연소기기를 사용한 후에 제때 제때 환기만 잘 하면 일산화탄소가 가볍기 때문에 금방 날라간다”며 “골든타임도 중요하지만 골든액션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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