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에 제보하면 아들 형사처벌” 父 협박한 대대장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6 12: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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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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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육군 21사단의 한 대대장이 소속 부대 장병의 아버지를 불러 아들의 형사 처벌을 언급하며 협박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사달의 원인은 이 장병이 자신에게 경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16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제21사단 제31여단 A대대장은 부대 소속 병사 B씨가 자신에게 제대로 경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부들을 소집해 B씨의 과거 잘못을 적도록 하고, B씨 아버지를 부대로 호출해 대(對) 상관 범죄 혐의로 형사 처벌을 하겠다고 협박했다.


B씨는 지난 4월 24일 단체 이동 중 A대대장을 만났고, 최선임자만 경례하면 된다는 원칙에 따라 A대대장에게 따로 경례하지 않았다. 그런데 A대대장은 B씨가 상관 범죄를 저질렀다며 부하 간부들을 불러 B씨의 잘못을 먼지떨이하듯 조사한 뒤 여단 징계 위원회에 회부시켰다.


A대대장은 B씨가 간부들이 적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간부들을 징계하겠다고 압박했다. 또 B씨 아버지를 부대로 불러 이런 상황들을 소셜 미디어 등 외부에 알리면 형사 처벌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B씨 아버지는 A대대장 협박에 못이겨 구두로 이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고 한다.


A대대장이 부하 간부들을 불러 파악한 B씨의 잘못은 △당직 근무 중 30분간 생활관에서 취침 △점호 시간 이후 공중전화를 사용 △소대장과 면담 중 보직이 힘들다고 고충 토로 △대대장에 대한 경례 미실시 등 가벼운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는 간부 협박, 근무 태만, 지시 불이행, 상관 모욕 등의 혐의로 인정됐다.


B씨는 이 같은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여단 징계 위원회에 회부돼 군기 교육대 5일 처분을 받았다. 다만 경례 미실시, 상관 협박 부분은 삭제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씨 형이 국방헬프콜에 이번 논란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자 A대대장은 이를 인지하고 소속 부대원들을 불러 “헬프콜에 전화해도 소용없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B씨가 징계 항고권을 위해 항고 이유서를 적어가자 “글자 수가 많다”, “본인 의견이 아니다”라며 수리를 거부했다.


결국 소속 부대는 지난 14일 항고장을 접수했다고 한다. B씨는 16일 오전 군기 교육대에 입소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대대장은 지난 3월 휘하 병사가 외출 중 차에 깔려 사망하자 “나는 죽은 애가 하나도 안 불쌍하다”고 말하거나, B씨 동료 병사들에게 “너네는 인간이 아니다. 인성이 썩었다” 등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21사단에 A대대장 및 항고권 방해 연루자의 직권 남용에 대한 즉각적 수사 및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며 “아울러 병사 아버지를 부대로 불러들여 강요와 협박을 일삼은 A대대장에 대한 즉각적 보직 해임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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