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게시판에 “용팔이” 썼다가 모욕 혐의 기소… 법원 판단은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7-31 09: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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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말인 ‘용팔이’라는 단어를 인터넷 쇼핑몰에 썼다가 재판에 넘겨진 소비자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방법원 1-2형사부(부장판사 박원근)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2월 전자기기 판매업자 B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신 버전의 컴퓨터 메인보드를 4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본 뒤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B씨가 해당 제품이 품절인 것을 이용,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생각해 이 같이 표현한 것이다.

1심은 A씨 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B씨 판매 글에서 뭐가 잘못됐는지 설명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A씨가 일반적, 정상적인 표현 없이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악의적이라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용팔이’라는 표현이 폭리를 취하려는 B씨를 비판하기 위한 압축적 표현으로 객관적 타당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용팔이'라는 단어 뜻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모욕을 주려는 의도는 있었다고 봤다.

다만 해당 게시판에는 A씨가 글을 쓰기 전에도 B씨가 책정한 C 제품 가격을 비판하는 소비자들 글이 다수 올라와 있었고, A씨는 비슷한 의견을 압축적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무작정 모욕하는 표현을 쓴 것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A씨 글의) 게시 횟수가 1차례인 점, 용팔이라는 단어 외에 욕설이나 비방의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그 표현이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글을 올린 곳은 소비자들이 판매자에게 상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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