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10년 지났지만… 北의 집요한 ‘장성택 지우기’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7 10: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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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지난 1월 2일 방영한 예술영화 '대홍단 책임비서' 제1부 '이깔나무'에서 주연급 남자 배우 최웅철의 얼굴(아래)이 컴퓨터그래픽(CG)으로 수정돼 다른 배우 박정택(위)의 얼굴로 바뀌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북한이 ‘국가 전복 음모’ 혐의로 처형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조카사위 얼굴까지 영화에서 지우는 등 10년째 ‘장성택 지우기’에 몰두하고 있다.

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2일 방영한 예술 영화 ‘대홍단 책임비서’(1997) 제1부 ‘이깔나무’에서 주연급 남자 배우인 최웅철의 얼굴을 컴퓨터 그래픽(CG) 기술로 지우고 공훈 배우 ‘박정택’으로 교체했다.

이 영화에 ‘명우’ 역으로 출연한 최웅철은 장성택의 맏형 장성우의 사위다. 장성택에겐 조카사위인 셈이다.

대홍단 책임비서는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한창일 때 개봉한 작품이다. 북중 접경 지역인 양강도 대홍단군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과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그렸다.

연합뉴스 확인 결과, 대홍단 책임비서 속 최웅철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모두 다른 얼굴로 교체됐으며 제작진 소개 자막의 이름도 새 얼굴의 주인인 박정택으로 바뀌어 있었다.

중앙TV가 이 영화를 재방영한 것은 2012년 2월 8일이 마지막이다. 장성택이 숙청된 2013년 12월 이후 한동안 전파를 타지 못하다가 CG 작업을 거쳐 11여년 만에 방영된 것이다.

장성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모부이자 정권 출범 일등 공신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 이후 후계 구축 과정에서 북한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일인자나 다름없이 권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2013년 12월 12일 특별군사재판에서 ‘국가 전복 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후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는 온라인 페이지에서 과거 장성택이 등장했던 기사를 모조리 삭제했고, 기록 영화에서도 그의 얼굴은 철저히 편집됐다. 이른바 ‘기록 말살형’에 처해진 것이다.

중앙TV는 지난해 4월 김정은 통치 10년을 기념하는 새 기록 영화 ‘위대한 연대, 불멸의 여정’에서도 장성택이 모든 직무에서 해임됐다는 2013년 12월 9일자 노동신문 1면을 클로즈업한 바 있다.

 

매일안전신문 / 이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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