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치어 숨지게 한 뒤 ‘산짐승’ 착각해 도망… 뺑소니다, 아니다?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2 1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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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한밤중 검은색 계통의 반려견을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뒤 산짐승으로 착각해 현장을 떠났다가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에게 법원이 다시 한번 운전자 손을 들어줬다.


춘천지방법원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1일 저녁 7시 30분쯤 정선군 한 도로에서 B씨 소유의 개를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는 그대로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그러나 A씨는 “산짐승이라고 생각했고, 해당 동물이 사망했다고 인식하지 못했다”며 벌금형 약식 명령에 불복, 정신 재판을 청구한 뒤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블랙박스 영상 내용과 사고 전후 상황을 미뤄볼 때 A씨가 사망한 동물을 반려견으로 인지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법원은 먼저 반려견 색깔에 주목했다. 야간에 검은색 계열의 개가 사각지대에서 튀어나와 명확한 인식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사고 당시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정도 보이지 않고, 발견 즉시 속도를 줄였다고 해도 사고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법원은 봤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충격 감지음이 울렸고, A씨도 사고를 인지한 듯 “아”라고 말했지만, 이것이 강아지가 도로 위에서 숨졌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1심은 판단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며 “검찰이 유죄 주장에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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