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성분을 함유한 수면 보조제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멜라토닌 전 세계 시장규모는 2022년 기준 2조1천억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4.3%씩 성장하여 2030년에는 4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멜라토닌은 국내에서 그 동안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었지만, 최근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이 개발되면서 순수 식물추출물로 만들어진 멜라토닌은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런 저런 문제가 많은 외국산 합성 멜라토닌의 경우 여전히 국내에서 불법이지만, 안전성이 확보된 식물성 멜라토닌은 처방전 없이도 온라인에서 일반식품 형태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 외에도 체내에 작용하는 기전이 방대해 '자연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호르몬'으로 불린다.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된 멜라토닌은 1차로 뇌척수액을 통해 뇌로, 2차로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며 500개의 유전자를 제어하고 암, 치매, 혈압, 당뇨 등 대사질환부터 심장, 혈관, 간, 폐, 피부 등 기관을 회복 및 재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구글 학술검색에는 멜라토닌의 효능과 관련된 논문이 70만편 이상 검색되고 있으며 항암 효과와 관련된 논문은 20만7천편에 달한다. 치매 관련 논문도 6만5천편 이상이다. 멜라토닌의 다양한 효능 중에서도 수면, 항산화, 항치매, 수명연장, 항노화(피부) 등 5가지 핵심 효과를 짚어봤다.
◆ 수면
멜라토닌은 해가 지면 망막을 통해 뇌로 신호가 전달되어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새벽 2~3시에 분비가 가장 활발히 일어난다고 한다. 멜라토닌이 분비가 되면 졸음이 오고, 몸은 회복모드로 들어가 잠이 오는 식이다. 하지만 멜라토닌의 분비량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그리스 트리아시오 종합병원 정형외과 제닐마타 대로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50대 이후 멜라토닌 분비는 젊었을 때의 10분의 1 이하로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러한 이유로 중장년 이후로는 새벽잠이 없어지며 멜라토닌 분비량 부족으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기 쉽다.
◆ 항산화
활성산소는 주변 세포 전자를 빼앗아 세포막 산화 및 세포 내의 DNA 미토콘드리아 파괴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노화, 암, 당뇨 등 각종 질환을 유발시킨다. 이런 이유로 세포내 미토콘드리아는 활성산소를 중화하기 위해 항산화제인 멜라토닌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이러한 멜라토닌 1분자는 최대 10개의 산화물을 제거할 수 있고 그 시너지효과로 일반적인 항산화제에 비해 항산화능력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토닌은 비타민E보다 10배, 비타민C보다 13배 강한 항산화제이며 비타민C와 E에 비해 약 70배 강한 DNA 산화 방지능력이 있다. 학계에선 이런 멜라토닌의 독특한 항산화시스템을 ‘멜라토닌 캐스케이드’ 라고 따로 명명했다. 멜라토의 이러한 강력한 항산화효과는 수면 중 전신의 세포를 재생시키는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항치매
전체 치매 종류 가운데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20대부터 치매 유발 원인 중 하나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하는데, 베타아밀로이드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베타아밀로이드의 염증과 독성으로 인해 시냅스 제거 및 신경계 파괴를 일으키고 치매가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
치매의 발병 원인이 되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활성산소는 멜라토닌이 포함된 뇌척수액이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뇌척수액이 혈관을 따라 뇌안으로 스며들어 노폐물을 청소한다. 이러한 뇌의 청소시스템을 글림프시스템이라고 부른다.
◆ 수명연장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잭 소스택 박사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과대학 캐럴 그라이더 교수는 노화와 수명의 비밀 중 하나인 텔로미어의 의미를 밝혀내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텔로미어는 DNA 염기서열을 담고 있는 염색체 끝 부분이다. 이들의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일찍 죽고, 길어지면 오래 산다는 것이다. 세포가 분열하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데, 텔로미어가 다 닳으면 세포는 노화하고 죽는다.
MIT대학의 레너드가렌티 교수는 장수 유전자라고 불리는 시르투인이 바로 텔로미어를 연장시키고, DNA를 복구시킨 것을 밝혀냈다. 멜라토닌은 다양한 기전으로 이 시르투인을 활성화시키는 물질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약학 대학교 하비에르 구티에레스 교수연구팀이 동물실험에서 멜라토닌이 노화 가속 마우스(SAMP8)의 생존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노화 가속 마우스(SAMP8)에서 노화를 억제하는 SIRT1(시르투인) 발현이 현저히 낮았지만 멜라토닌이 SIRT1 (시트루인)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멜라토닌이 노화 관련된 신호를 개선하고 사망 촉진 신호를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 안티에이징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이때 피부의 멜라토닌은 활성산소와 반응해 1차 제거를 한 후 멜라토닌 대사산물인 AFMK 에서 AMK로 변환이 된다. 멜라토닌 대사산물인 AFMK와 AMK는 멜라토닌보다 더 강력한 항산화력을 가짐으로써 활성산소 제거 및 DNA 복구, 염증 제거를 통해 피부 노화를 억제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멜라토닌의 이런 특성으로 인해 미국, 독일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서는 멜라토닌을 ‘노화중화제’라 표현하였고, 학계에선 멜라토닌 캐스케이드와 별도로 피부에서의 멜라토닌 항산화기능을 ‘MAS(Melatonin Antioxident System)’라 부른다.
이처럼 수면 부족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면 신체 내의 모든 기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치매, 암, 혈관질환, 당뇨, 비만 등 많은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적정 수면시간인 8시간을 확보해 멜라토닌 분비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노화, 야간근무, 수면부족, 불면증 등으로 8시간 수면을 취하기 어렵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면 식물성 멜라토닌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식물성 멜라토닌은 인체는 생체시계를 다시 맞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1~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수면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더라도 잠자기 2시간 전 매일 똑같은 시간에 섭취해야 한다. 특히 수면시간이 8시간 이하거나 수면주기가 일정하지 않는 교대근무자들은 평소에도 멜라토닌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충제를 통해 체내 분비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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