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정치권 '검수완박' 합의에 검찰 집단사표 제출로 반발...사상 초유의 검란 서막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2 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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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재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키로 한 데 반발해 검찰 지휘부가 총사퇴한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서울고등검찰청이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신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검찰 집단 사표 제출로 이어지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이 ‘검수완박’에서  ‘검수더박(검찰 수사권 더 박탈)’으로 바뀌었으나 검찰은 시간만 늦춰졌을 뿐 ‘검사완박’이라며 집단 사표 제출에 나섰다.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해 대검 차장과 고검장까지 집단으로 사표하는 사상 유례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 총장은 22일 박 의장의 중재안을 여야가 모두 수용하자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겠다”며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발의에 반발해 지난 17일 사의를 표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과 반려로 총장직을 수행해왔다.

 고검장급인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와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고검장 6명 전원 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검찰 내에서는 여야 합의안이 시행될 경우 검사는 경찰과 외부기관에서 한 수사를 기소만 하는 역할에 그치는만큼 존재 의미가 없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검찰찰 중견간부와 평검사들의 사표 제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미 이복현 북부지검 형사2부장과 김수현 통영지청장, 김정환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박병석 의장 중재안은 어떤 내용이길래

 박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박 의장이 마련한 중재안에 공식 합의했다. 박 의장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 직접수사권을 한시 유지하는 등의 총 8개항으로 된 중재안을 마련해 양당에 전했고 양당이 의원총회를 각각 열어 수용했다.

 검찰이 지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은 앞으로 기소권만 갖고 수사권은 한국형 FBI인 중대범죄수사청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무원에 대한 수사만 가능해진다.

 합의문 1항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하는 방향으로 한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한시적이며, 직접 수사의 경우에도 수사와 기소 검사는 분리한다’고, 2항은 ‘검찰청법 제4조 검사의 직무 제1항 제1호 가목 중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산업범죄, 대형참사를 삭제한다. 검찰의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대응 역량이 일정수준에 이르면 검찰의 직접수사권은 폐지한다’고 돼 있다.  검찰이 수사가능한 6대 범죄 중 부패범죄, 경제범죄만 남기고 4개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빼앗은 것이다.


 3항은 ‘검찰의 직접 수사 총량을 줄이기 위해 현재 5개의 반부패강력 수사부를 3개로 감축한다. 남겨진 3개의 반부패검사 수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한다.’, 4항은 ‘범죄의 당위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를 금지한다. 별건수사를 금지한다.’, 5항은 ‘검찰의 시정조치 요구 사건과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한 사건 등에 대해서도 당해 사건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고 돼 있다.

 6항은 ‘법률안 심사권을 부여하는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한다. 이 특위는 가칭 중대범죄수사청, 한국형 FBI 등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해 밀도 있게 논의한다. 중수청은 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입법 조치를 완성하고 입법 조치 후 1년 이내에 발족시킨다. 중수청, 한국형 FBI가 출범하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한다. 중수청 신설에 따른 다른 수사기관의 권한 조정도 함께 논의한다.사개특위의 구성은 13인으로 하며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는다. 위원 구성은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한다. 사개특위는 모든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공정성, 중립성과 사법적 통제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고 돼 있다. 다만 6항에서 ‘공수처 공무원이 범한 범죄는 검찰의 직무에 포함한다’고 돼 있다. 

▲검찰총장 중도사퇴 사례. /연합뉴스


 ◆검찰이 반발하는 이유는


 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 “중재안은 사실상 기존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시기만 잠시 유예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검은 금일 공개된 국회의장 중재안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검은 “중재안 역시 형사사법체계의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임에도 국회 특위 등에서 유관기관이 모여 제대로 논의 한번 하지 못한 채 목표시한을 정해놓고 추진되는 심각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해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야 합의대로라면 금융범죄, 자본시장교란 범죄도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를 분리해야 하는데 수천 건의 디지털증거와 계좌, 회계장부를 분석해야 하는 사건을 조사한 수사검사는 빠지고 공소유지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검찰이 수사불가능해지는 선거범죄의 경우 6개월 시효문제가 있고 법리가 복잡해 수사를 못하는 혼란을 빚을 것이라고 검찰은 지적한다. ‘검수완박’ 상황에서 대형참사가 발생할 경우 검경이 합동수사에 나서 법리검토와 증거분석을 해 주는 일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검찰내 반부패수사부 축소와 관련, 현재 전국에서 대구지검에만 있는 반부패수사부를 또 축소한다는 것은 지금의 부패수사 현황과 검경의 부패수사 능력을 분석해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실제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을 없앴으나 시장 상황을 교란하는 일이 근절되지 않자 증권범죄수사협력단을 만들기도 했다.

 별건수사 금지에 대해서도 검사가 금융범죄, 자본시장교란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범죄 혐의를 발견했을 때 바로 수사하지 못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들 몫으로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사는 “범죄의 단일성, 동일성 따지다가, 검찰수사대상이니 경찰 수사대상이니 따지다가, 증거는 다 사라지고, 범인은 중국으로, 태국으로 도망가도 우리 국민은 법을 잘 만들었다고 좋아할지 모르겠다”며 “지금도 혼란스럽고 (검찰이 수사를 하지 못하다보니) 1년전보다 무고범죄는 70% 이상 감소했다. 법정은 이미 거짓말 경연장”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수사청 설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진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수사지휘권을 갖되 특별수사청을 설립해 검찰 권한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찰 자체에서 연구해 내 놨으나 정치권은 전혀 거들떠 보지 않다가 갑자가 특별수사청을 들고 나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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