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에 든 ‘액체’, 물인 줄 알고 마셨다가… 52일째 의식 불명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9 22: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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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광학 렌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30대 여성이 종이컵에 담긴 불산을 ‘물’인줄 알고 마셨다가 52일째 의식 불명 상태로 치료받고 있다. 불산은 세척체로 사용되는 무색의 유독성 용액이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4시쯤 동두천시 한 중견 광학 렌즈 제조업체의 검사실에서 근무하는 A씨가 종이컵에 담긴 불산을 물로 착각하고 마셨다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불산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코팅 관련 업무 담당자 B씨가 두고 간 것으로, 렌즈 코팅(투명 씌움)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 A씨는 이날도 현미경 검사를 마친 뒤 책상 위에 올려진 종이컵을 발견하고, 이를 의심 없이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를 달고 몸 안에 있는 유독성 용액을 빼내기 위해 투석 치료를 받아야 했다. 현재 맥박, 호흡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목격자 진술, 폐쇄회로(CC) TV에서 범행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CCTV에는 B씨가 종이컵을 책상에 올려 두는 모습, A씨가 이를 마시는 모습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남편은 연합뉴스에 “아내가 아직 의식이 없고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며 “7살 딸 때문에 정신과 우울증약과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먹으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B씨와 회사 측을 업무상과실치상,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검토할 측면이 많아 사건 종결까지는 꽤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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