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3명 중 2명, 불법촬영 불안감에 떤다

이송규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5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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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의 몰래 촬영으로 시민들 불안감이 높다. 사진은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샤워실에서 경찰과 자치경찰이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카메라 탐지장비를 이용해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단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스1.


얼마전 황당한 뉴스가 화제가 됐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 연수를 받던 남성 예비공무원이 몰카 촬영으로 퇴학조치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남자 교육생은 수업시간에 여자 교육생 뒷모습을 뒤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한 행위가 교육생으로 부적절하다고 봐서 연수원측은 지난달 퇴학조치를 했다고 한다.


‘여성의 뒷모습을 찍었을 뿐인데 퇴학조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알려진 것과 달리 해당 남성이 찍은 사진이 뒷모습이 아니라 다른 각도의 사진이었고 무음으로 찍음으로써 고의성이 있었다는 점 등이 고려된 조치로 알려졌다.


본인은 촬영으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겠지만 불법 촬영은 큰 문제다.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14조 ‘카메라등이용촬영’ 조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법원 판례는 ‘성적 욕망’을 단지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에 국한하지 않는다.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까지 문제 삼는다.


불법 촬영으로 여성들의 불안감은 크다. 공중화장실이나 지하철 같은 공간에서 누군가 자신을 찍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싹하기만 하다.


“지하철 내에서 여성 뒤쪽에서 가방에 숨긴 카메라로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는 것을 보았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휴대폰으로 치마 밑을 촬영하는 것을 보았다”


“식당 화장실의 옆 칸에서 밑의 공간으로 핸드폰이 슬쩍 들어와 발견하고 소리를 친 적이 있다”,


“공중 화장실 위에서 플래시가 터져 위를 쳐다본 적이 있다”,


“버스 대각선에 앉아있는 사람이 하의를 찍었다고 뒤에서 알려줘서 항의한 적이 있다”


서울시와 나무여성인권상담소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19~59세의 서울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에서 나온 172건의 사례 중 일부다.


17일 이 결과에 따르면 시민 3명 중 2명(69%) 꼴로 불법촬영 피해 뉴스로 일상생활에 불안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생활의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 답변자 비율은 여성이 80%, 남성도 57%였다. 연령별로는 20~50대에서 모두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불안감이 가장 큰 장소는 숙박업소(43%), 공중화장실(36%), 수영장이나 목욕탕(9%), 지하철(7.6%) 등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숙박업소(65%)에 대해, 여성은 공중화장실(52%)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다.


응답자의 61%(중복응답)는 “화장실 등을 이용할 때 구멍 등이 뚫려있는지 확인한다”고 답했다. “카메라가 없는지 사전에 둘러보고 이용한다(57%)”, “외부화장실 등은 가급적 이용하지 않으려 한다(44%)”, “불안감을 느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40%)”, “불법촬영 카메라를 검사할 수 있는 간이용 검사도구를 갖고 다닌다(8%)”는 답변도 있었다.


서울시는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공중화장실, 민간이 요청한 건물을 중심으로 벌인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점검을 올 하반기부터 서울시내 전 공중위생영업장까지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숙박업소, 목욕업소, 이‧미용실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공중위생영업소 점검 강화, 마트‧백화점 등에 불법촬영 카메라 점검기기 대여 및 교육, 업소‧시민 대상 ‘명예안심보안관’ 위촉 및 자율점검 시스템 구축, 민‧관 ‘불법촬영 걱정없는 안심서울’ 캠페인을 통해 시민 일상을 위협하는 불법촬영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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