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시리즈/안전사회를 위한 실천] ①미세먼지 공포, 공기청정기만 믿어선 안된다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5-06 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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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쌓인 강남대로 뱅뱅사거리(사진=매일안전신문 DB)


어느새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파란 하늘이 연상되는 계절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가을 맑은 하늘보다 뿌연 미세먼지 하늘을 걱정하게 됐다.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올 가을도 미세먼지 걱정부터 할 수밖에 없다.


7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은 미세먼지가 10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7월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111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9.9%가 미세먼지가 10년 전보다 ‘매우 나빠졌다’고, 12.4%가 ‘약간 나빠졌다’고 답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좋아졌다는 답변은 1.3%에 그쳤다.


응답자의 94.7%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의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봤다.


국민 상당수가 미세먼지 원인을 중국으로 돌린다. 기후환경회의가 지난 6월 전국 성인 26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80.3%가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중국 등 국외 유입’을 꼽았다.


“한국과 중국 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습니다. 한국 미세먼지 발생 요인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한 뒤에 중국 요인을 다뤄야 했습니다. 중국 때문이라고 남 탓만 하는 ‘블레임 게임’(비난)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 감정을 건드려선 해결될 일도 없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생각은 다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4월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아 다양한 활동을 펴오고 있다.


반 위원장의 지적대로 미세먼지를 놓고 중국 탓만 해서는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발생원인을 놓고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우리 나름대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책당국자들의 노력과 별도로 국민 스스로도 미세먼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자기 건강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다.


미세먼지는 왜 가을에서 봄까지 문제가 될까.


난방기를 많이 사용해서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기후학적 원리를 곰곰하게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평상시 지구표면의 온도는 상층부 공기 온도보다 높다. 따라서 공기가 상층부로 이동하는 대류현상이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대기중에 있더라도 이 대류현상에 의해 지표면에서는 깨끗한 공기를 만날 수 있다.


여름이 끝나면서 지구표면의 온도는 낮아지기 시작한다. 이른바 ‘기온역전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공기순환인 대류현상도 상당히 더뎌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의 기후조건에서 자동차나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지표면에 쌓이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가정과 사무실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여 실내의 깨끗한 공기로 정화한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서 대부분 간과하는 게 있다. 공기청정기만 켜두면 실내 공기가 깨끗해지고 우리 안전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실내 공기가 깨끗해지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실내의 공기가 공기청정기 가동으로 깨끗해지더라도 사람이 숨울 쉬면서 내뱉은 이산화탄소가 실내에 쌓인다는 사실이다. 이산화탄소가 인체에 직접적인 해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만 그만큼 산소농도가 떨어지게 된다.


산소농도가 낮아지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만병의 근원이 산소농도에서 발생한다는 연구논문까지 있다.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대기 중 산소농도를 21%로 본다. 서울시내에서 산소농도를 재면 20.5% 가량 나온다. 0.5%포인트는 수치상 얼마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0.5%는 5,000ppm에 해당하는 수치로, 상당히 위협적이다.


산소농도가 18% 이하가 되면 사람은 매우 답답해하며 졸음이 느끼게 되고 17% 이하가 되면 시력저하 증세와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이렇게 산소 농도는 우리 생활과 건강에 직결된다.


결국 공기청정기를 작동해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고 공기를 깨끗하게 하겠지만 이로 인한 산소농도 감소를 부를 수 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에 있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밀폐된 실내에서는 사람이 숨을 쉬기 위해 산소를 들이키면서 이산화탄소를 내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산소 양은 줄어들면서 이산환탄소 양은 늘어나게 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공기청정기를 작동하더라도 꼭 실내공기와 실외공기를 환기를 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난방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벽난로나 화염이 있는 난로는 연소에 의해 산소 양을 급속도로 저감시키며 고온에 의해서 공기 건조상태가 빨라지게 되므로 환기가 필요하다.


학교보건법 상 각급 학교 교실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1,000PPM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한 언론사 실험에 따르면 교실 내에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했을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가 2,100PPM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실에 공기정화설비와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를 의무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교실등에 공기청정기만 무조건 설치할 것이 아니라 일정 농도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 환기를 하도록 하는 교육도 더불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기청정기장치에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함께 부착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덮은 날 시내버스 등을 타고 가다가 창문을 열면 다른 승객들로부터 원성을 사기 십상이다. 하지만 잘못된 상식이다. 오히려 버스에 많은 승객이 타고 있다면 미세먼지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문을 열어두어 환기를 시키는 게 건강을 위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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