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이송에 맹활약하는 '음압형 이송들것'엔 과학 원리가 있다

이송규 안전전문 / 기사승인 : 2020-03-11 1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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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대기에 비해 낮은 기압 형성해 바이러스 유출 차단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L사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압형 이송들것.(L사 홈페이지 캡처)
[매일안전신문, 이송규 안전전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 소식을 전하는 TV 보도를 보다가 궁금한 물체를 목격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119구급대원들이 확진환자를 옮기는 장면에서 어김없이 비닐로 씌워진 반원통형 물체가 보인다. 무엇일까. 바로 음압형 이송들것(캐리어)이라는 장치다.


이 장치를 제대로 알려면 우선 음압이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음압은 말그대로 주변 대기에 비해 마이너스인 압력을 말한다.


11일 안전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에볼라, 메르스와 같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환자를 옮길 때에는 반드시 다른 사람이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급대원들이 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췄다고 해서 감염환자를 그냥 옮길 수는 없다. 이송 과정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대기 중에 퍼져 2·3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 사용하는 것이 음압 장치다.


음압 장치는 환자가 있는 공간의 대기 압력을 주변에 비해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압력 차이(차압)를 이용해 바이러스나 세균을 밀폐시키는 셈이다. 주변의 공기가 환자의 공간으로는 들어갈 수 있지만 환자가 있는 공간의 대기가 바깥으로는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감염병 환자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음압 장비가 갖춰진 구급차량으로 이송해 음압 병상에서 치료하는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음압구급차량은 수억원에 이른다. 반면 음압형 이송들것은 수백만원에서 2000만원 가량이다.


음압형 이송들것은 성인 한 사람이 들어갈 장도의 크기로 충전 배터리를 이용해 전원을 공급하고 AA 건전지를 보조 전원으로 쓰기도 한다. 음압 장치에는 차압 센서가 달려 있어 적정한 차압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알람이 울리도록 돼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0일 총 26개의 감염병 전담 구급대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감염병 환자 이송에 필요한 음압형 들것 28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1차로 인수한 6대는 소방서와 감염병 전담 구급대에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음압 장치와 반대되는 개념을 안전에 적용하기도 한다. 바로 아파트 비상 계단이 그렇다.


아파트 비상 계단은 비상시 자동으로 내부에서 압력이 센 공기가 만들어진다. 이른바 ‘양압계단’으로서 계단 통로 압력을 외부보다 높게 만들어준다. 계단 통로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한다.


아파트 비상 계단 문을 평소 항상 닫아둬야 하는 이유다. 아파트 문이 열려 있다면 양압이 형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계단이 굴뚝 역할을 해서 화재와 연기를 키우게 된다.


이송규 안전전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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