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물론 자연재난 탓이다. 하지만 조금 더 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적잖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사망자는 17명, 실종자는 10명이다. 부상자는 7명이다.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의 집중호우로 이재민은 1447가구, 2500명이며 시설피해는 6162건으로 조사·집계됐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집중호우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진 않을까.
대형 재난사고의 불길한 조짐은 대서인 지난달 22일 시작했다.
기상청은 남부지방은 동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해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였다. 다음날 부산역 인근 지하차도에 갇혔다가 3명이 숨졌다. 지금도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배수펌프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계는 언제든지 고장이 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계가 고장날 것에 대비해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부산 동구의 관리 부실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재빠르고 이동하는 건 상식이다. 비는 시간당 강수량으로 표시하지만 낮은 지대에 쌓이는 물은 급속히 불어나 몇초 차이로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지시, 청와대 긴급 상황점검 회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대응 수위 3단계 격상, 위기경보단계 ‘심각’ 단계 격상, 문 대통령 집중호우 피해현장 점검 등 정부의 대응은 입체적으로 작동한 듯 보인다.
그런데도 희생자는 늘었다. 전날 강원도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는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고박하려다가 경찰정과 민간 고무보트, 춘천시 행정선이 모두 침몰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폭우가 쏟아지고 수문을 방류한 상황에서 위험한 작업에 나서 변을 당하고 이 과정에서 구조하려다가 더 큰 참사가로 이어졌다.
지난 1일에도 서울 관악구 도림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사망했다. 그 이틀 뒤 같은 도림천에서 25명이 고립되어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겨우 구출했다.
연일 집중 폭우 일기예보가 발표되는데도 진입로 차단이나 안전관리 요원 투입이 제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 당국의 강력한 의지에도 각 지자체에서는 위험지구의 점검과 대책은 어떻게 했길래 이런 사태가 빚어진 걸까.
물론 위험지구를 모두 점검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폭우, 폭설, 지진 화재와 같은 각 재난에 따른 위험도 순으로 각각 위험한 곳을 지정해 상황에 맞게 순차적으로 집중 관리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난 2일 경기도 안성 양계장에서 산에서 밀려들어 온 토사로 인해 양계장이 무너져 1명이 숨졌다. 산림청은 지난해 말 전국의 2만6238개소를 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관리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의 양계장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에도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의 한 펜션에서 폭으로 토사가 관리동을 덮쳐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산지에 있는 건물은 취약지역이 아니더라도 세월이 흘러 빗물에 의해 토사가 점점 흘러내려 위험해질 수 있다. 나무들이 성장하면서 비탈면을 더 위험한 상황으로 만들 수도 있다. 주기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하다.
더불어 안전불감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빗속을 달리는 우중런, 우중캠프 등이 유행한다고 한다. SNS에는 폭우런, 폭우캠핑의 인증사진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이제 안전을 위한 의식고취보다 안전을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무엇이 위험한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때다. 인간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본인이 가진 지능지수의 절반밖에 활용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훈련과 교육, 지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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