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바다에 떠오른 4구의 시신...보성 어부 살인사건 재조명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9 23:00:18
  • -
  • +
  • 인쇄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어부 살인사건이 재조명 받고 있다.

 

29일 밤 10시 20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노인과 바다' 편으로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사건은 지난 2007년 9월 25일 추석을 맞아 보성으로 여행을 떠난 가족에게서 시작한다. 남편은 오토바이를 타고 앞장서고 아내와 아이들은 차를 타고 뒤에서 따라 이동하는 중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당황한 아내는 차를 세우고 근처를 지나던 여성 두 명에게 휴대 전화를 빌렸다. 다행히 남편과는 바로 연락이 되어 무사히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남편의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 알림이 울려 '배 타다 갇힌 것 같다'며 '경찰 보트 좀 불러달라'는 내용이었다.

 

문자를 보낸 이는 휴대전화를 빌려준 여성들이었다. 쉽사리 믿기 힘들었지만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구조 요청이었다. 부부는 급히 경찰에 신고를 하고 여자들에게 답문도 보내고 여러 번 통화도 시도했지만 그 이후 연락은 되지 않았다. 마음을 졸이며 밤을 지새운 부부에게 다음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경찰서로 와서 어제 일에 대해 진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경찰의 설명은 충격적이었다. 휴대폰을 빌려준 여성 중 한 명은 바다에서 시신으로 떠올랐고 나머지 한 명은 실종 상태라는 것이다. 경찰은 아내에게 여성들과의 만남에 대해 묻는데 불과 몇 분도 안 되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내의 기억엔 결정적인 단서가 있었다. 아내는 "배를 타러 간다고 했다"며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가 배를 태워준다고 했다"고 했다.

 

아내는 여자들에게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가 배를 태워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근 선착장에 정박하는 배는 무려 삼백 척 이상이었다. 그때 아내가 힘들게 떠올린 또 다른 기억이 있었다. 아내는 "배가 정말 작았다"며 "배에 조그만 사각형 선실이 있었다"고 했다.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아내는 당시 여자들에게 다가오는 배를 목격했던 것이다. 단서는 할아버지, 그리고 작은 배였다. 그런데 사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한 달 전에도 있었다. 보성으로 여행 온 대학생 커플이 선착장 쪽으로 향하는 마지막 모습을 CCTV에 남기고 실종되었다가 바다에서 시신으로 떠오른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형태로 발견된 시신들은 연쇄 살인 사건일 수 있다. 경찰의 탐문 끝에 배 한 척이 포착되고 해당 어선에선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과 머리끈, 그리고 휴대 전화를 빌려준 여성 중 한 명의 신용카드가 발견됐다.

 

배의 주인은 70세 어부 오 씨였다. 그리고 실종 상태였던 여성마저 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무려 4명이 살해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오 씨는 계속 범행을 부인했다. 

 

이후 오 씨는 범행을 자백했지만 사건의 해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바로 대학생 커플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성 두 명을 살해한 범행의 경우 신용카드가 발견됨으로써 최소 여자들이 배에 탔다는 사실이 증명됐지만 대학생 커플은 배를 탔다는 것을 증명할 길도 요원한 상태였다.

 

이후 한 어선의 어망에 1차 사건 피해자들 중 1인의 디지털 카메라가 걸려 올라왔고 어렵사리 복구된 피해자가 남긴 그의 사진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결국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사건 자체는 전형적인 성범죄 결합 살인이지만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까닭은 따로 있었다. 왜냐하면 사건 당시 가해자가 일흔을 바라보던 노인이었고 피해자가 50살 가까이 차이나는 손자뻘인 20대 초반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그 반대는 흔해도 이렇게 노인이 가해자인 경우는 원체 보기 드문 사건이라 주목을 받았다.  이에 오씨의 범행 동기는 여성의 가슴을 만져 보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고 전해진다.

 

매일안전신문 / 이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