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재심 하기로 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진실이 무엇이기에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7 23: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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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재심이 결정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진실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17일 밤 11시 15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325호 검사실과 4천 장의 비밀문서 -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편으로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사건은 이른바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이다. 앞서 지난달 1월 4일 순천교도소에서 일흔넷 무기수가 출소했다. 지난 2011년 살인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12년 넘게 복역했던 백 모 씨였다.

12년 전 존속살인 혐의 등으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그의 딸 도 같은 날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렇게 부녀는 12년 만에 교도소 밖 세상을 다시 마주하게 됐다. 놀랍게도 법원에서 두 사람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고 이례적으로 형 집행을 정지한 것이다.

부녀는 15년 전 발생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피의자들이었다. 당시 백 씨의 아내인 최 씨를 비롯한 주민 4명이 일터에서 막걸리를 나눠 마신 뒤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가 최 씨가 아침 일찍 챙겨나간 막걸리에 청산염 중독을 일으킬 독극물을 대량으로 집어넣은 것인데 바로 백 씨 부녀가 공모해 청산가리 막걸리를 미리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사망한 최 씨의 유가족이었던 부녀는 사건 발생 70여 일 만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었다. 검찰이 밝힌 살인 동기는 더 충격적이었다. 아버지 백 씨가 막내딸과 오래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이를 아내에게 들키자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백 씨가 딸과 함께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를 준비해 그날 새벽 화물차 뒤에서 우연히 발견한 척하며 이를 아내 최 씨가 가지고 나가도록 행동했다는 게 검찰의 발표였다.

당시 딸이 검찰에서 돌연 아버지 백 씨와 함께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이다. 자신과 성적인 관계를 맺어온 아버지가 관계에 있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 어머니 최 씨를 살해하려고 했고 자신은 이에 동조했음을 스스로 고백했다는 것이다. 1심에서 살인 등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던 부녀는 2011년 11월 2심에서 각각 무기징역형과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자백의 신빙성과 살해동기가 충분히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부녀의 자백을 포함한 진술 과정을 영상으로 남겨두었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나 진술 유도는 없었다고 했다.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 일주일 만에 항고하면서 여전히 이 사건의 범인은 부녀가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부녀를 도와 재심을 준비해온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이 불리한 수사기록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허위진술을 강요하면서 부녀의 삶을 파탄 냈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2009년 7월 6일 전라남도 순천시 황전면의 한 마을에서 부녀자 4명이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마시다가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치명상을 입은 사건이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백 씨 부녀는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백 씨는 무기징역, 딸은 징역 20년이 선고되었고 2012년 3월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인되면서 재심 결정 직전까지 15년간 복역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동안 방송된 프로그램에 의해 피의자의 자백 외에는 어떠한 증거도 없으며 그 자백의 신뢰성도 낮다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재심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에 의해 재판 당시 제출되지 않았던 백씨 부녀의 진술이 확보되어 2023년 3월 재심 청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첫 재판이 열렸다.

재심 준비기일에 조사관 조사 과정 담긴 CCTV가 재생되었는데 조사관은 청산가리의 생김새를 설명하지 못하는 딸 백씨에게 답변을 알려주고 대답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였고 백씨는 "네"라는 말만 반복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정신감정 결과 백씨는 지적 능력이 평균 하 수준으로 판단되며 질문에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수사기관은 백씨의 이런 모습과 백씨 부녀 사이를 기망, 이간질해 조서를 꾸몄다"고 강조했다.

2024년 1월 4일 재심을 결정하면서 형집행정지가 결정되어 백 씨는 순천에서, 딸은 청주에서 출소했다.

변호사에 따르면 이 사건의 재심을 준비하기 위해 해당 검사의 조사실 녹화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건의 다른 사건의 조사녹화를 확인했는데 이 사건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 의심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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