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힘들다” 마을버스로 월북 시도한 30대 탈북자 집유

이진수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9 11: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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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사진: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 마을버스를 훔쳐 월북을 시도한 30대 탈북민이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희수)는 국가보안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탈북민 A씨에게 징역 2년과 자격 정지 2년에 집행 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1일 오전 1시쯤 경기 파주시 문산읍 한 차고지에서 훔친 마을버스로 통일대교 남문 초소의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약 800m를 더 달리다 북문 검문소에서 군인들에게 붙잡혔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 출신인 A씨는 2011년 12월 탈북해 건설 현장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2018년 다리를 다친 뒤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됐고 고시원에서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며 살았다.

A씨는 재판에서 “북한에서는 하루 이상 굶어 본 적이 없는데, 남한에서는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는 제 모습을 보니 돈이 없으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월북 결심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9월 서울 관악구 고시원에서 월세 미납으로 퇴거 요구를 받으면서였다. 월북 시도 전날 주민센터를 찾은 A씨는 담당 공무원에게 “남한에 환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국가단체로서 북한을 찬양하거나 동조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이 처한 현실을 일부 보여주는 것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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