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높은 교육열 탓일까...강남 명문 사립고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학비리 사건 재조명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4 23: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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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강남 명문 사립고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학비리 사건이 눈길을 끈다.

 

14일 밤 10시 20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학교의 봄 – S고 학생 투쟁과 교사들의 양심선언' 편으로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재조명된 사건은 지난 1993년 11월 전국 모의고사가 있던 어느 날로 거슬러 간다. 당시 강남의 한 명문 사립고에서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었다. 고3을 코앞에 두고 치르는 시험이라 모범생 민근이는 바짝 긴장한 채 답안지를 채워 나갔다. 그런데 1교시 시험이 끝나자, 선생님은 답안지를 걷지 않았다.

 

아이들은 시험지를 유심히 살피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분명 11월인데 시험지엔 ‘7월’이라고 적혀있던 것이다. 모의고사 주관 출판사에 문의한 민근이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학교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얻은 기출 시험지를, 학생들에게는 마치 공식 모의고사인 것처럼 시험료까지 받고 풀게 한 것이다. 평소에도 이 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교보다 더 자주, 더 많은 돈을 내야 했다. 

 

아이들은 참을 수 없어 뭉치기로 했다. 이른 새벽 세 명의 아이들이 숨죽여 교문을 통과다. 그리고는 곳곳에 직접 작성한 전단지를 뿌렸다. 이 전단지엔 그동안 A 교장이 보여준 폭력적인 언행과 가짜 모의고사 사건 등 비상식적인 일들에 대한 분노와 울분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전단지를 작성한 학생 색출 작업이 진행됐고 해당 학생들은 퇴학까지 당하게 됐다.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그로부터 얼마 후인 94년 3월 끝내 침묵할 수 없었던 교사들이 나섰다. 무려 35명의 교사가 자신들의 잘못을 고백하고 교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한 것이다. 교사들이 쏟아낸 고백과 눈물은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바로 학부모의 직업을 파악하는 것이다. 일명 ‘VIP 리스트’로 불리는 명단엔 전현직 정치인, 기업인, 법조인, 공무원, 의사, 교수 등 사회 유력층 포함 무려 300명 정도가 올랐다. 이들 자녀 중엔 성적이 상향 조작된 아이들도 있었다. 또한 이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찬조금 명분의 돈을 내야 했다. A 교장이 교사들로 하여금 강제로 할당량을 채우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수년간 부정 축재했고 그는 사학 재벌이 돼 있었다. 결국 A 교장과 그의 비리를 도운 측근들은 유죄판결을 받게 됐다.

 

소문은 사실이 됐다. 재단 이사진에 교장의 아내, 누나 등 측근들이 선임됐다. 이들은 새 교장 자리에 과거 A 교장의 측근이었던 B 교감을 임명했다. 학교는 다시 A 교장 일가에게 넘어갈 위기에 놓였다. 교사들은 교육청으로 달려가 항의 시위를 하고 졸업생들은 후배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그리고 재학생 2,000여 명은 단합된 목소리로 ‘정의’를 외치기 시작했다. 불의에 대한 저항에서 비롯된 비리재단 복귀 반대 시위는 전경들과 교복 입은 학생들의 충돌로까지 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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