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에게 전달된 한 통의 편지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6-30 0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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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신은 한 경로당 회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님께 보내는 글입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게 전달된 편지글이 화제다.


기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며칠 전 광주시 동구 금남경로당 기한도 회장님께 받은 손편지입니다”는 글과 함께 편지 사진을 올렸다. 기 회장은 바로 기 의원의 부친이다.


기 의원은 “구석구석 살펴야 할 곳이 참으로 많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면서 “참고로 경로당 회장님은 저의 아버님이십니다”라고 소개했다.


부친 기 회장은 이 편지에서 노인들 복지와 안전을 위해 경로당에 지원하는 비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지원금이 전용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절약을 유도할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의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공감을 얻고 있다.


편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전까지는 경로당 운영비와 난방비 등을 한 개의 통장으로 관리해 경로당에서는 불도 적게 때고 전기불도 조금 어둡게 하는 방식으로 난방비를 아껴 명절 때 작은 선물이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별도 통장으로 관리하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난방비 등에서 아끼더라도 다른 목적으로 쓰기 어렵게 됐다고 편지는 소개했다. 금남경로당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난방비에서 아낀 46만여원을 지난 6월 지자체에 반환해야 했다. 운영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지원이 넉넉해서 남아 반납한다기 보다 아껴 쓴 비용인데 계정을 엄격히 분리하다 보니 탄력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언론인 출신인 기 회장은 경로당에서 밥도 짓고 전기불도 사용하므로 동절기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집중 지원되는 난방비를 1∼12월 분할 지원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신모씨는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아 “국회의원인 아들에게 전화 한 통으로 민원을 넣으시는게 아니라, 문제의식과 대안까지 담은 서신으로 요구하시다니...”라며 “아버님께서 정말로 훌륭하신 분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남모씨는 “지나친 항목 위주의 경직된 비용 관리방식보다 자율성을 부여해 각 경로당의 실정에 맞게 절감도 하고 활용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드릴 수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어른들이 재미질 수도 있겠고 몇푼 지원해 드리고 감시받는다는 느낌을 드린다면 복지가 아니고 불효일것”이라며 “예산절감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그 절감분(또는 그 상당분)을 부족하거나 필요한 곳에 자율적으로 충당하실 수 있게 한다든지”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편지글 전문]


이 서신은 한 경로당 회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님께 보내는 글입니다.


운영비 매월 19만원씩 연간 228만원


난방비 1,2,3,11,12월 5개월 32만원씩 총 160만원


특별냉난방비 1,2,3,7,8월 5개월 10만원씩 총 50만원


냉방비 6,7월 2개월 10만원씩 총 20만원


양곡 7회 20kg씩 7포대


도시락 3월부터 12월까지 월,수,금 배달


위 표는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경로당 등 100여개 노인정에 올 지원되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 지원 내용이 부족하다거나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아님을 전제합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선 많이 좋아졌고 현 민주당 정부에서 노인 복지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방비 등을 제외한 월 19만원의 운영비에서 각종 공과금을 제외하면 부식비 등 기타 잡비의 여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국비로 지원되는 난방비를 5개월로 한정할 게 아니라 연으로 각 경로당 사정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부에서도 노인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의 차원에서의 지원일텐데 경로당 운영에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10월까지는 난방비와 운영비 등이 한 통장으로 입금돼 노인정에서는 통합과리를 해 왔습니다.


따라서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불도 적게 때고 전기불도 조금 어둡게 하는 등 아끼고 생활해 오면서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명절 때 모든 회원들이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들고 집으로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부터 난방비 통장을 따로 만들고 그 통장에서는 가스비와 전기료 이외에는 일절 사용할 수 없다는 구청 지침에 따랐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정산에서 연료비 통장에 46만4천원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13일에 연말정산에서 남은 46만4천3백35원을 구청으로 반환하라는 연락을 받고 바로 구청 구좌로 송금했습니다.


올해도 만약 11월과 12월에 난방비가 집중지원된다면 또 연말정산에서 남아서 반납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라도 분할해서 매월 지원한다면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사료됩니다.


1,2,3,11,12 5개월 지원되는 난방비를 지원되지 않는 4,5,6,7,8,9,10 7개월 동안에도 노인정에서 밥도 해먹고 전기불도 사용하기 때문에 국비가 골고루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서울·부산 등 대도시와 전라도 인근지역 시·군과도 지원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 개 경로당에 연간 지원되는 4백58만원 가운데 10%가 넘는 46만4천원을 반납하고 나머지로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노인정 책임자로서 걱정이 돼서 말씀드렸습니다.


특히 민주당을 사랑하고 걱정하고 기대하면서 우리 모두가 보다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합니다.


2019년 6월18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경로당 회장 기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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