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때 용종 제거, 보험사에 알릴 '수술'로 보기 어려워"

신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7-03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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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최근 건강검진 도중 실시한 용종 제거는 보험사에 알릴 '수술'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30대 여성인 A씨는 지난해 8월 60대 어머니를 피보험자로 해서 B생명보험의 간편가입 종신보험에 들었다. 네달 뒤인 지난해 12월 어머니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보험사는 처음에 보험금을 정상으로 지급해줬다. 그런데 어머니가 보험 가입 네달전인 4월 일반 건강검진 대장내시경을 받으면서 0.4cm 크기의 용종을 제거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알고 보험사에서 보험계약을 일방 해지했다. 고지 의무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사는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 용종을 제거한 것이 보험 청약서 질문표에 있는 ‘수술’에 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고지의무를 어겼으므로 보험계약 해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달리봤다. A씨의 모친이 작은 크기의 용종 절제를 고지의무 대상이 되는 ‘수술’로 인지하지 못해 알리지 못한 경우로 본 것이다.


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어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려운만큼 계약해지를 취소하고 원상회복하라고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위원회는 우선 일반 건강검진의 대장내시경의 경우 수술실이 아닌 일반검진센터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피보험자가 수술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건강검진 결과표에 ‘대장내시경 검사 중 조직검사로 제거되었습니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수술’이라는 언급이 전혀 없고 의무기록지에도 ‘수술’ 표현이 없었다. 담당의사가 ‘수술’로 설명한 사실이 없는 점 등도 고려됐다.


결국 대법원 판례에서 보험계약 해지 요건으로 판시한 ‘고의 또는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위원회 판단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보험자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지의무가 있는 사항에 대한 고지의무의 존재와 그러한 사항의 존재에 대하여 이를 알고서도 고의로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해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은 고지해야 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현저한 부주의로 인하여 그 중요성을 잘못 판단하거나 그 사실을 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걸 뜻한다.


위원회 측은 이번 조정결정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업무를 처리한 보험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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