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과의 전쟁②] 쩡이린의 ‘꿈’이 짓밟혔다 

박효영 / 기사승인 : 2020-12-07 19: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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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안전신문] 송민헌 경찰청 차장이 청와대 국민 청원 답변을 통해 음주운전 근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송 차장은 7일 오전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음주운전이 근절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음주운전은 개인은 물론 가정 나아가 사회까지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음주운전은 안 된다는 인식을 가져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11월23일 음주운전으로 외동딸 쩡이린을 잃은 대만인 부모는 딸의 한국인 친구 B씨를 통해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게시글은 7일 기준 22만6235명의 동의를 받았다.


쩡이린과 그의 아버지. (사진=대만 매체 연합보)
쩡이린과 그의 아버지. (사진=대만 매체 연합보)

쩡이린은 한국에서 5년간 유학 생활 중이었고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러나 11월6일 서울 강남구 양재전화국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50대 남성 C씨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쩡이린은 초록불 상황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당시 C씨는 혈중알콜농도 0.08% 면허 취소 수준이었고 과거에도 음주 사고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죄)이 적용되어 11월19일 구속됐다.


부모는 딸의 비보를 듣고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다.


B씨는 쩡이린에 대해 “28살의 젊고 유망한 청년이 횡단보도의 초록색 신호에 맞추어 길을 건너는 도중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그 자리에서 손써볼 겨를도 없이 사망했다”며 “나의 절친한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그녀는 한국에 온지 5년이 되어가는 외국인 친구였고 그 누구보다 본인의 꿈을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학생이었다”고 묘사했다.


이어 “음주운전 사고는 비단 이 친구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국적, 나이, 성별 모든 것을 막론하고 당장 나의 가족 그리고 친구에게 일어날 수 있다. 음주운전은 예비 살인 행위이자 다른 범죄보다 더욱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씨는 거듭해서 “청원을 올리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이미 하늘나라로 가버린 내 친구는 다시 돌아올 수 없지만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음주운전 사고에 단 1명이라도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비극적인 사건이 내 가족에게, 내 친구에게, 내 연인에게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음주운전 관련 범죄에 대하여 더욱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민헌 차장의 모습. (사진=청와대)
송민헌 차장의 모습. (사진=청와대)

송 차장은 “피해자 유족 측에 3차례에 걸쳐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대만 대표부에도 수사 결과를 안내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송 차장은 부모가 한국에 와서 주취감경 등 비관적인 소식을 들었다는 점에 대해 “음주운전 사고로 처벌이 경감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를 구속하고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음주운전자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차량의 동승자를 방조범 등으로 적극 처벌하고 위험운전치사죄 등 중대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의 신병을 구속하는 한편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하고 있다”며 “음주운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관련해서 故 윤창호씨의 친구 이영광씨는 7일 매일안전신문에 “윤창호법이 만들어진 이후로도 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는데 정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음주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나서는 기관이나 정치인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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